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답답한데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교사입니다.
25세 까지 남자 경험도 없고, 그저 교회 집 직장밖에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제 나이 25세 4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1여년 연애 끝에 26세 7월말 결혼을 하였습니다. 남자가 흑인이라 부모님의 반대에 저는 무작정 짐을 싸서 떠나 혼인신고 후 살았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나름 반듯하게 자란 딸이 남자도 모르던 딸이 흑인에게 빠져서 모든것을 팽개치고 혼인신고하고 집까지 나가버렸으니 얼마나 기가막히셨을까요.
그 후 저는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쾌활하고 비밀이 없던 저는 온갖 비밀이 생기고 거짓말 속에 살게되었고,
누구하나 제가 결혼한 것을 아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동료교사들도 저의 제일 친한친구조차도...
제가 어디에서 사는지, 누구랑 사는지... 연애를 하는지... 아무도 몰랐어요.
그냥 부모님과 함께 여전히 그렇게 산다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부모님이 허락하시지 않아서 오픈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었습니다.
어쩌면 저의 자존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교사이기 때문에...? 나는 혼전임신을 할 수 없어...까만아기를 낳아서 내가 기를 수 있을까... 하면서 어리석게 아이를 다섯이나 지웠습니다. 왜 피임하지 않았냐고 묻지 말아주세요. 그것도 두려웠나봅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현명하지 않았던 거죠...
원래 성격은 잘 맞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밖에 나가 클럽같은 곳에서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했었고, 저는 집에서 조용히 책읽으면서 남편과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죠. 그래서, 저는 늘 남편과 이혼해야지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밝힐 수도 없고, 이남자 아이를 낳을 수도 없을 거 같고...그냥 남편에게 늘 협박하면서, 이렇게 안하면 이혼한다며... 이렇게 무시하며 살았죠. 무릎까지 꿇으며 지우지 말라고한 아기를 매번지우고, 남편존재를 비밀로 숨기고 하며, 남편과 매번 성격과 문화차이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무척 미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내연녀 만나 제가 학교에 있는 시간에 집에 데리고 오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휴대폰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의심병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러더니 남편이 집에 들어오는 날이 줄어들었습니다. 밤새 버스정류장에서 남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습니다. 비맞으면서 빗속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남편차를 찾아다니면서 헤매였습니다. 남편은... 그 여자와 아기를 가졌습니다. 그 여자는 지우지 않더군요...
그렇게 남편은 다른 지역에 가게를 차려서 가버렸습니다. 물론 저에게 오라고는 했지만, 저는 하던 일이 있었기에 쉽사리 가지 못하고 남편과 살던 집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내연녀가 아기를 낳은 것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죠. 하지만, 그 내연녀와 남편은 지금은 아주 가끔씩 아이일로 연락만하며 지내는 사이입니다.
이제는 정말 이혼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 또한 학교와 집에서의 생활에 지쳐서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었던 터에 친구가 운동을 같이 하자고 하더군요. 운동을 하면서 조금 털어볼까 하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운동을 하면서 저를 가르쳐주던 분과 눈이 맞았습니다. 그 사람을 열렬히 사랑했다기보다 남편이 없는 자리를 따뜻함으로 채워주는 그 분이 고마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꼭 맞는 퍼즐 같았습니다. 성격이 아주 잘 맞았거든요. 그 분에게 제 모든 상황을 이야기 하고 오픈하였습니다. 그 분은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미혼에 직장인이었고, 운동은 취미생활로 하는 분 이었습니다. 저를 정말 따뜻하게 사랑해주었습니다. 이런 사람하고 결혼한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도 소개시켜드렸습니다. 처음에 부모님은 이혼도 안한 딸이 새로운 남자친구를 소개시키니 내켜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도 흑인보다는 괜찮아하시는 거 같았습니다.
그 이후 저는 남편에게 이혼을 종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한번 결혼하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있기 마련인데... 함께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나중에 되면 본인을 이해하게 될 거 라고 하더군요.
이제 막 행복해질 거 같은데, 남편이 제 인생 옥죄는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혼소송을 하였습니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그 분의 도움을 받아서요. 부모님은 알고 계셨어요. 비밀같이 사는 딸이 삶을 오픈하고, 새롭게 살길 바랬었거든요. 사실 부모님말고는 아무도 혼인신고한 것도 모르니 모든 사람들은 제가 미혼여성인줄 알았죠. 그렇게 7여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소송으로 남편과 남이되었습니다. 소송하면서 그 분과 결혼준비도 하고 있었습니다. 소송이 끝남과 비슷하게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남들앞에서하는 일반적인 결혼식... 그리고, 혼인신고를 하고 지금은 뱃속에 5개월된 아기가 자라고 있고, 휴직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지는 이제 8개월차.
문제는 저는 전남편을 못 잊고 있습니다. 전 남편은 저를 기다립니다. 제가 결혼한 것도 임신한 것도 모릅니다. 저는 매일 전남편생각에 눈물을 흘립니다.
저는 현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거 같다고... 그냥 당신과 결혼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고, 부모님도 좋아하시니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았다고... 그런데 나는 너무너무 힘들고, 뱃속에 있는 이 아기도 너무 싫다고... 이 아기가 내 인생의 걸림돌이 될 거 같다고 말이죠. 평생 이렇게 살아야할까요? 평생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하면서 이렇게 현재 내 아이와 남편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살아야할까요?
어떤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아기를 지우고, 전남편에게 돌아가야할까요?
현재 남편과 아기를 낳아서 사랑없이 평생 전남편을 그리워하며 살아야할까요?
그냥 모두 떨쳐버리고 혼자사는게 나을 까요?
누가 보면 정말 드라마 같지만, 저는 정말 괴롭습니다. 부모님에게 말할 자신도... 아무런 자신도 없습니다.
이제는 부모님 원망도 됩니다. 왜 그 사람을 그냥 한 인간으로 봐주지 않았을까? 왜 문전박대 했을까... 왜... 그사람도 원망이 됩니다. 왜 날 기다려주지 못하고 밖으로 나돌았을까?...왜.....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반적인 답과 해결책 말고, 제 입장에서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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