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후 이혼소송 결심 했습는데..정말 이혼만이 답일까요?

 

 

 

 

 

 

 

 

 

 

 

 

 

 

 

 

 

 

 

 

 

 

 

 

 

 

 

 

 

# 직장인 A씨(35)는 지난 설날 이후 이혼을 결심했다. 결혼한 지 2년 만이었다. A씨는 지난 설날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고 처가에 다녀왔다. 설날과 추석 중 한번은 친가에, 한번은 처가에 가자는 약속 때문. A씨의 부모님은 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A씨는 부인에게 이같은 속사정을 털어놨고 다투게 됐다.

 

맞벌이를 했던 A씨 부부는 결혼 생활 내내 특별한 대립 없이 생활해 왔다. 다만 바쁜 일 탓에 서로 소홀해진 부분이 있었다. 결국 A씨는 명절을 기점으로 협의 이혼을 하게 됐다. A씨는 "평소 소원했던 사이가 명절을 도화선으로 폭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명절을 전후해 사이가 나빠지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다. 긴 시간 귀성, 귀경길을 버텨내고 명절음식을 준비하는 부인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남편들이 처가와의 마찰 등을 이유로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29일 대법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법원에 이혼을 접수하는 부부는 평소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추석이 있었던 9월과 그 다음달인 10월의 이혼 접수 건수는 3109건에서 3807건으로 증가했다. 협의이혼도 1만205건에서 1만2150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역시 비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가정 전문 변호사들은 해마다 명절 직후 이혼 상담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사이가 좋지 못했다가 명절을 계기로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과거 명절 후에 시댁의 시달림을 견디지 못하는 여성들의 이혼 상담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처가와 갈등을 빚고 이혼을 결심하는 남편들도 많다"며 "이같은 경향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명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부간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부부들에게 추석과 설날은 명절이 아니고 가슴에 멍이 드는 '멍절'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뻔한 이야기지만 서로간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명절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해결책"이라며 "미리 충분히 상의해서 명절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고 그대로 지키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의 집과 비교하는 등의 말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