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결혼한지 15년. 맞벌이.
7세, 9세 아들 두명.
요즘은 마음이 너무 외롭고 공허합니다.
집에서, 직장에서 일 하다가 남편 생각을 하면
화가 욱 올라오고 화가 나서 부르르 몸이 떨리고
남편이 밉다가도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 될때도, 보고 싶을때도 있고..
하루에도 몇번씩 감정이 왔다갔다 합니다.
제가 이상한건지, 제가 예민한건지, 모두들 이정도로는 부부생활
하고 계신건지 궁금해서 용기내어 글을 올립니다.
<< 남편의 장점 >>
1.집안일을 많이 합니다.(청소기,물__ 청소, 화장실 청소, 빨래 돌리고 개어서 정리하기)
2. 모든 경제권은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집도 제 명의, 차도 제 명의, 모든 신용카드도 제 명의.
제가 돈을 어디에 쓰든 전혀 터치 안 합니다(저를 믿습니다).
1년에 몇번씩 해외여행, 주말마다 전국으로 호캉스 다녀도 즐기라고,
내가 즐겁고 애들이 즐거우면 자기도 좋다고 말 합니다.
반면 남편은 한달 용돈 10만원인데 그마저도 애들 과자 사오거나 저 옷 사입으라고
몇달 모아서 한꺼번에 저한테 이체 해 줍니다.
3. 담배 안 피고 친구들과 술마셔도 주사 전혀 없고 새벽 늦게 들어와도 조용하게 샤워 후
다음날 1등으로 일어나서 집청소 할 정도로 부지런 합니다.
3. 제가 요리 안해도 이해해 줍니다.
반찬 배달 시킨 거 그릇에 옮겨주기만 하는건데도 아무말 안 합니다.
국에 밥만 말아줘도 아무말 없이 잘 먹습니다.
4. 시부모님이 너무 좋으십니다. 명절때 시댁 가면 아무것도 안 시키고 쉬라고 하십니다.
맞벌이 해줘서 고맙다고 설거지는 남편 시키라고 하고, 남편도 당연하다는 듯
설거지 저랑 같이 합니다.
시댁 가는 게 너무 좋을 정도로 친정보다 편하고 좋은 시부모님 입니다.
<< 남편의 단점 >>
1. 성격이 다혈질 입니다. 갑자기 욱 하고 화 내고 짜증 냅니다. 피곤하거나,배고프거나
집이 어지럽혀 있거나 집안이 너무 덥거나 애들이 너무 떠들거나
뭔가 컨디션 안 좋을때는 큰소리 치고 화를 냅니다.
그럴때는 가족 모두가 남편 눈치를 봐야 합니다.
2.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일이 없습니다. 가벼운 스킨쉽도 거의 없습니다.
퇴근하고 오면 청소하고 차려주는 밥 먹고 휴대폰 게임 합니다.그러다 잡니다.
주말에도 저혼자 애들 데리고 다닙니다. 남편은 토요일에도 근무를 합니다.
그래서 토,일요일 모두 집에서 쉽니다. 외출도 안 합니다.
3. 부부싸움을 할 때면 제가 참지 않으면 집안이 떠나갈 정도로 다툽니다.
--->> 이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 입니다.
(이렇게 심하게 싸운 걸 다행히 아이들은 본 적이 없습니다.방에 큰소리로 티비 켜고 문 닫고 보게 했었어요)
제가 참으면 그나마 조용하게 넘어 갑니다. 하지만 몇달 전 제가 이틀내내 집안일 안하고
계속 잠을 잔 적이 있습니다. 빨래,설거지,아무것도 안하고,
아이들 밥도 배달 시켜준 날 이었습니다.
전날 남편이 친구랑 놀다가 새벽 늦게 들어와서 친구랑 30분간 통화하는 소리에
잠이 깨었고 그 뒤로 잠을 못 잤습니다. 그리고 출근.
그 다음날 아이가 열이 있어서 밤새 간호하고, 출근하고, 퇴근해서 집안일 하느라
밀린잠을 낮에 하루종일 잤습니다. 남편이 집이 엉망이라고 하길래 제가 잠을 못자서 그렇다
나중에 내가 하겠다 그냥 놔둬라 했는데도 계속 빨래는? 설거지는? 나보고 하라고
일부러 놔둔거냐는 남편 말에 격분해서 제가 미친여자처럼 목소리 높이며 나도 좀 쉬자고
고래고래 소리 먼저 질렀습니다. 그렇게 목소리 높혔다가 그릇 깨지고,
제 목에 칼 들이대고(남편이 설거지 하다가 칼 씻으려고 들길래 지금 칼 들었냐고,
그걸로 나 찌르려고 하냐고, 몇년전처럼 또 나 찌를려고 하냐고 긁었습니다.
몇년전에도 칼들고 찌르려 하길래 제가 죽이라고 미친여자처럼 했더니 애들부터 죽일거라고
애들 방에 들어가길래 제 성격 굽힌 적 있습니다. 그만큼 저도 정상적인 성격은 아닙니다.)
결국 저는 경찰을 불렀고, 그런 저를 보고 남편은 저에게 온갖 욕을 하며 미친년이다.
집안 씨가 어디 가냐(제가 고아나 다름 없습니다.). 너같이 미친년은 처음본다.
니가 좋아서 사는 줄 아느냐, 애들 엄마라서 여자로도 안 보이지만 어쩔수 없이 사는거다.
너같은 여자를 엄마로 두고 있는 애들 인생이 불쌍하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이혼도 못하고 참으면서도 배달반찬 옮겨 담아서
밥상은 차려 줬습니다.
며칠 후, 제가 상담 받아보자. 내 성격도 문제가 있다. 당신도 분노조절 장애다.
같이 부부상담 받자 했더니 저혼자 정신병 이라고 자기는 정상 이랍니다.
그 상황으로 돌아가도 자기는 또 칼을 들거고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나혼자 정신과 상담 받아 보라고 나랑 살면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할 거라고 합니다.
(남편이 자꾸 그런 얘기를 하니 정말 그런건가 내가 정신병인가 싶기도 합니다.)
4. 3번의 이유로 정말 이혼하고 싶지만 참고 있는 건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있어야 하니까요. 잘 놀아주진 않아도 가끔 장난도 걸어주고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아빠니까요. 나쁜 아빠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남편이 큰애를 차별 합니다. 큰애가 자기를 많이 닮아서 싫다고 합니다.
큰애가 눈치가 없는 편이고 겁이 많고 이기적이고 예민하고 까칠하고 말대답을
하고 부정적인 성격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 자식이니 제 눈에는 이쁩니다.
그래서 제가 긍정적으로, 밝은쪽으로, 외향적으로 많이 고쳐주고 있고 어릴때 비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툭툭 말대답, 남편 기분 안 좋은데 남편한데
해서는 안될 장난(메롱메롱 놀리는 등)을 하기는 합니다. 그럴때면 애를 잡습니다.
아동학대에 가까울 정도로 큰소리로 아이를 윽박 지르고 야단치고 때립니다.
거기서 제가 큰아이를 감싸거나 편을 들면 저와 부부싸움이 되고 그럼 아이에게
"니가 원인이다. 너 때문에 엄마랑 싸운다. 너는 항상 엄마아빠 싸우게 만드는 불씨다"
라는 말을 합니다.
얼마전에도 딱 그런 상황 이었고 정말 경찰서에 아동학대로 전화 하려다가,
그런 미쳐서 분노를 표출하면서 고함을 지르는 남편을 동영상으로 찍으려다가
큰 아이한테 더 큰 화살이 날아가게 될까봐 꾹 참았습니다.
그런일이 있고 나면 한달 가까이 뒤끝이 갑니다. 그 뒤로 한달 가까이 큰 아이가
아빠에게 예의바르게, 이쁜말 하고 말 잘 들어도 냉랭하고 인사도 안 받아주고,
무표정의 눈빛으로 무시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지금 제가 최고로
이혼하고 싶은 이유 입니다.
남편의 욱하는 성격을 참아왔던 건 저도 만만찮은 성격이라 제가 남편을 탓할 자격없다고
생각 해 왔었고, 나 부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 해 왔었고, 남편이 다른 건 잘 하니
아이들은 나혼자 데리고 다니자, 아빠라고 꼭 아이들과 잘 놀아줘야 하는 건 아니다.
남편도 휴일에는 쉬게 해 주자. 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아빠도 아니지만 나쁜 아빠도 아니라고 생각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들에게 그렇게 이성을 읽고 우리의 부부싸움을 아이탓으로 돌리고
작은 아이를 큰 몸으로 때리고 고함 지르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이탓을 하는 걸 보고 마음이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큰 아이가 안쓰럽구요.
한마디로 남편은 건들지 않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늘 남편의 컨디션이 어떤지,
남편의 기분이 어떤지 눈치를 봐야 합니다. 그거만 잘 하면 집안은 평온 합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피곤한 표정이 보이면 그날은 부부싸움 하는 날입니다.
남편은 아프거나 힘들면 내색해도 되지만 저는 그러면 남편 기분까지 안 좋아져서
아이들에게 큰소리 치거나 짜증을 내거든요..
이런 경우...
그냥 참고 살아야 할까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이 정도는.. 그냥 살아야 하는데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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