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이혼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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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이혼하려고 합니다.

‥ 이혼사례

by 토파니 2019. 12.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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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개월 되어가는 여자 아이 낳고 살아가는 30대 워킹맘 입니다.

도저히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없어 이혼을 마음 먹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렇듯이 임신, 출산 하고도 버틸 수 없는 나라더군요.

 

그래도 악착같이 출산예정 일주일 남겨두고 휴직을 낼 정도로 일을 다녔습니다.

물론 딱 4개월 휴직 후 복직을 하였고요,

 

임신 중에도 다툼안에 제가 맞아서 신랑이 저희 집에 가서 싹싹 빈 적도 있고

싸우면 병신, 미친, 이런 욕을 달고 삽니다.

 

시부모님과 같이 삽니다.

 

처음엔 시부모님이 잘 봐주셨어요, 그러다 매일 아프시다는 시어머니 소리에

진절머리가 났었는 찰나에, 시아버지가 술 드시고 오셔서 십원 한 푼도 안 주고

자식 맡긴다는 소리에, 바로 어린이집 보냈습니다.

 

술먹으면 서로 실수는 기본이었지만, 신랑은 전과가 남는 큰 실수까지 저지르고

제가 실수하면 너는 안 그러냐는 식이네요... 그때 돈도 못 구해서 제 회사에 사정해서

퇴직금까지 땡겼었는데... 말이죠.

 

생활비 한달 4-50 따로 드리고, 공과금 저희가 내고 있고요. 집은 시아버지 반 저의 반 해서

반은 대출 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잠깐 휴직 하는 사이에도 생활비 안 주냐는 말에 꼬박꼬박 넣어드렸고요.

제 하루일과는 이렇습니다.

 

기상-씻고-아이기저귀-분유-등원준비-등원-출근-회사일-퇴근-아이하원-씻고-저녁먹고

- 아이 젖병및이유식용기 세척-(3일에한번)이유식만들기-등원준비물챙기기

 

이렇게 하루가 빠듯합니다.

 

그런데 신랑은 기상-씻고-밥먹고-출근-퇴근-씻고-밥먹고-아이30분도안봐줌-게임-자러옴-게임

이런 패턴입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서인지 출산 후 감기 늘 달고 살고 있습니다.

몸에 좋다던 홍삼을 먹어도, 독감주사 맞지 않고도 걸려본 적 없는 심지어 독감 주사를 맞았음에도

독감에 걸리고 몸이 왜 이렇게 약해졌나 싶을 정도로 늘 피곤을 달고 삽니다.

 

그런데 지내면 지낼 수록 혼자인 기분이 많이 듭니다.

나 혼자 아이랑 덩그러니 많이 있으니 그런 기분이 드는게 사실이지요.

그래서 어제 참다 참다 터져서 이혼을 하려 합니다.

 

나랑 대화 하자고 그래도 `대화할게 뭐가있냐` `살쪄서 꼴보기싫다` `게임 안 하면 뭐하냐 `

이런 말만 주구장창 늘어놓는 신랑에게 정떨어졌네요.

집 오면 아이엄마, 며느리, 와이프라는 세가지 역할을 하길 바라는 신랑에게 지쳤네요.

 

아이는 물론 제가 키울 생각입니다.

 

일도 안 끊기게 여기 직장은 8년째 다니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나

친정은 멀리 있어서 거기서 자리 잡고 지내려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서 잘 키우고 잘 할 수 있겠죠?

 

제가 여태 저 하나만 굽히고 잘 하면 된다는 생각에 너무 바보 같았네요....

제 자신에게도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남편은 없는게 낫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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